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영아 끈놀이 (관심 관찰, 각 티슈, 당기기)

by woawoawoa2 2026. 7. 2.
반응형

출처 : 캔바

 

 

아이가 끈에 관심을 보인다고 해서 끈놀이 KIT를 만들어 가정에 보냈더니 "별로 안 좋아하던데요"라는 피드백이 돌아왔습니다. 그 순간 저는 뭔가 잘못 짚었다는 걸 직감했습니다. 아이가 원한 건 끈이 아니라 '당기는 행위' 그 자체였거든요. 관심 대상을 제대로 관찰하는 일이 왜 중요한지, 그 과정을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

 

아이의 관심을 제대로 읽고 있나요? — 관심 관찰의 함정

사물함 속 가방끈을 자꾸 잡아당기는 아이들을 보며 처음엔 '끈에 흥미가 생겼구나'라고 판단했습니다. 제가 직접 관찰하면서 내린 결론이었고, 나름 확신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질감의 끈을 모아 놀이 환경을 구성하고, 끈놀이 KIT까지 제작해 가정에 연계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들의 반응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집에서는 별로 관심을 안 보이던데요"라는 피드백이 여러 가정에서 동시에 들어왔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분명히 교실에서는 반짝이는 눈으로 가방끈을 잡아당기던 아이들이었는데, 왜 집에서는 반응이 달랐을까요?

그 의문이 저를 다시 관찰로 이끌었습니다. 이번엔 '무엇에 관심을 보이는가'가 아니라 '어떤 행위를 반복하는가'에 초점을 맞춰 아이들을 들여다봤습니다. 영아 발달에서 반복 행동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특정 감각이나 운동 욕구를 충족하려는 시도라는 점을 다시 떠올렸습니다. 관찰의 방향을 바꾸자 전혀 다른 그림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 관찰 포인트 1: 어떤 사물에 손을 뻗는가 (대상)
  • 관찰 포인트 2: 그 사물로 어떤 동작을 반복하는가 (행위)
  • 관찰 포인트 3: 그 행위가 다른 맥락에서도 반복되는가 (일반화)
 
요약: 아이의 관심 대상이 아닌 반복 행위에 집중해야 진짜 놀이 욕구를 읽을 수 있습니다.

 

각 티슈 한 통이 바꾼 놀이의 흐름

아이들이 진짜 원하는 것은 '당기는 행위' 자체였습니다. 그렇다면 당길 수 있는 재료 중 영아에게 가장 친숙한 것은 무엇일까요? 고민 끝에 떠오른 건 각티슈였습니다. 식사 시간, 배변훈련, 코 풀기 등 하루에도 수십 번 손에 닿는 재료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이미 익숙한 존재입니다. 낯선 놀잇감보다 친숙한 재료가 몰입을 훨씬 빠르게 이끌어낸다는 건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각 티슈 한 통을 교실 바닥에 내려놓자 한 아이가 먼저 손을 뻗었습니다. 쭉 뽑고, 또 쭉 뽑고.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아이가 슬그머니 다가와 같이 뽑기 시작했습니다. 영아기의 모방 놀이(imitation play)가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여기서 모방 놀이란 또래의 행동을 관찰하고 즉각적으로 따라 함으로써 사회적 상호작용과 운동 기술을 동시에 익히는 발달 과정을 뜻합니다.

반복해서 뽑는 행위 자체가 영아들에게 성취감을 줍니다. 출처: 육아정책연구소의 영아 발달 가이드에 따르면, 12~24개월 영아는 동일한 동작을 반복하는 것을 통해 인과관계를 학습하고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을 형성합니다. 여기서 자기 효능감이란 '내가 이 행동을 하면 이런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몸으로 이해하는 능력으로, 이후 자기 주도적 탐색의 토대가 됩니다. 각 티슈가 한 장씩 쏙쏙 나오는 그 단순한 경험이 아이에게는 그 무엇보다 강렬한 학습이었던 셈입니다.

 

요약: 친숙한 재료인 각티슈는 당기기 욕구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또래 모방 놀이와 자기 효능감 발달을 자연스럽게 이끌었습니다.

 

뽑힌 티슈가 비가 되던 날 — 당기기 놀이의 확장

교실 바닥에 하얀 티슈가 눈처럼 쌓여갔습니다. 저는 그것을 한데 모아 위로 흩뿌렸습니다. 그 순간 아이들의 반응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눈은 하늘로, 손은 위로 쭉 뻗으며 떨어지는 티슈를 잡으려는 모습이 교실 가득 펼쳐졌습니다. 제가 직접 해봤는데, 티슈 비를 뿌리는 그 단순한 개입 하나가 놀이의 질을 완전히 바꿔놓는다는 걸 그날 처음 실감했습니다.

이 장면에는 눈-손 협응(eye-hand coordination)이라는 발달 요소가 담겨 있습니다. 눈-손 협응이란 시각 정보와 손의 움직임을 동기화하는 능력으로, 이후 쓰기, 그리기, 도구 사용 등 섬세한 소근육 활동의 기초가 됩니다. 날아다니는 티슈를 눈으로 좇으며 손을 뻗는 그 행동이 아이에게는 중요한 발달 훈련이었던 것입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각 티슈 상자는 그대로 두고 내용물만 색깔 스카프로 바꿔 제공해 봤습니다. 스카프 끝과 끝을 서로 묶어 아주 길게 이어 만든 다음 상자 안에 넣었더니 아이들이 뽑으면 뽑을수록 알록달록한 색이 계속 나오는 구조였습니다. 시각적 자극(visual stimulation)이 더해지니 아이들의 집중 시간이 눈에 띄게 길어졌습니다. 그리고 긴 스카프의 양 끝을 두 아이가 각자 잡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줄다리기 형태의 신체 놀이가 만들어졌습니다. 교사가 '줄다리기해 보자'라고 말하지 않았는데도 놀이가 그 방향으로 흘러간 점이 정말 의미 있었습니다.

 

요약: 티슈 비와 스카프 교체 시도를 통해 당기기 놀이는 눈-손 협응, 시각 자극, 또래 신체 놀이로 자연스럽게 확장되었습니다.

 

안전하게, 더 풍부하게 — 당기기 놀잇감 제작 팁

줄다리기처럼 서로 당기는 놀이가 이루어지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걱정이 안전입니다. 한 명이 앞으로 고꾸라지거나 뒤로 넘어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죠. 저는 이 문제를 공간 구성으로 해결했습니다. 쿠션 매트를 깔고 주변 교구장과 책상을 치워 충분한 완충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부딪힐 것이 없는 환경에서는 넘어지더라도 크게 다칠 일이 없습니다. 안전은 '하지 말라'가 아니라 '해도 괜찮은 환경'으로 만드는 것이라는 게 제 오랜 생각입니다.

당기기 놀잇감을 직접 만들 때는 청각적 자극을 함께 활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투명한 통 안에 여러 색의 리본끈을 넣고 끝에 방울을 달아두면, 당길 때마다 방울 소리가 납니다. 제가 직접 만들어 제공해 봤는데, 아이들이 박자에 맞춰 방울을 흔들거나 소리를 흉내 내는 음률 활동(music and rhythm activity)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었습니다. 음률 활동이란 소리의 높낮이, 리듬, 박자를 몸으로 느끼고 표현하는 활동으로, 언어 발달과 정서 표현력의 토대가 됩니다.

출처: 보건복지부 표준보육과정 해설에서도 영아기 신체 활동은 단일 감각이 아닌 다중 감각(multi-sensory)을 동시에 자극할 때 발달 효과가 높아진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시각, 청각, 촉각이 동시에 개입되는 놀이 환경을 구성하는 것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 동물 형태 손잡이가 달린 당기기 놀잇감 — 친숙한 소재로 흥미 유발
  • 투명 통 + 리본끈 + 방울 조합 — 시각·청각 동시 자극
  • 색깔 스카프 연결 끈 — 길이 조절로 줄다리기 놀이 확장 가능
  • 쿠션 매트 + 가구 제거 공간 — 넘어짐 사고 예방의 기본
 
요약: 안전한 공간 구성과 다중 감각 자극을 결합하면 당기기 놀이가 신체·청각·정서 발달을 아우르는 통합 활동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영아가 끈에 관심을 보이면 끈놀이를 바로 제공해도 되나요?

A. 관심 대상보다 반복하는 행위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끈'에 흥미를 보이는 건지, '당기는 동작' 자체를 즐기는 건지 며칠에 걸쳐 관찰해보세요. 행위에 집중하면 더 다양한 놀이 재료를 발굴할 수 있습니다.

 

Q. 각티슈를 마구 뽑게 두면 낭비 아닌가요?

A. 저도 처음엔 그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영아기 반복 놀이의 발달적 가치를 생각하면 충분히 의미 있는 투자입니다. 활동이 끝난 뒤 뽑힌 티슈를 청소 놀이나 휴지 비 놀이로 이어 쓰면 낭비도 줄일 수 있습니다.

 

Q. 가정연계 KIT를 보냈는데 아이가 관심을 안 보여요. 왜 그럴까요?

A. 어린이집과 가정의 맥락 차이, 그리고 함께 놀아주는 어른의 개입 방식이 다를 수 있습니다. KIT와 함께 '이렇게 시작해보세요'라는 짧은 안내문을 곁들이거나, 교실에서 놀이하는 짧은 영상 클립을 공유하면 부모님이 따라 하기 훨씬 쉬워집니다.

 

Q. 줄다리기 놀이 중 아이가 넘어지면 어떡하죠?

A. 쿠션 매트를 미리 깔아두고 주변에 가구나 교구장이 없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넘어지는 행위 자체를 막으려 하면 놀이가 위축됩니다. 부드럽게 착지할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만들어두는 것이 훨씬 현실적인 안전 대책입니다.

 

결론

끈놀이 KIT를 만들며 뿌듯했던 저는, 부모님 피드백 앞에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아이가 원하는 것은 '끈'이 아니라 '당기는 느낌'이었고, 그걸 알아채기까지 꽤 많은 시간을 돌아왔습니다. 그 경험이 오히려 관찰의 중요성을 몸으로 배운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영아 놀이 지원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멋진 교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무엇을 반복하고 있는지 조용히 들여다보는 일입니다. 각 티슈 한 통이면 충분했던 것처럼, 정답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을 때가 많습니다. 내일 교실에서 아이들을 관찰할 때 '무엇에 손을 대는가'보다 '어떤 동작을 반복하는가'에 한 번 더 시선을 두어보시면 어떨까요?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EoLHV9rgyeQ

반응형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