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중간관리자는 경영진과 교사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이들은 양측의 요구를 경청하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며, 조직 전체가 원활하게 운영되도록 돕는 핵심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 글에서는 중간관리자가 갖춰야 할 조율 능력과 효과적인 소통 방식, 그리고 교사들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중간관리자의 조율 능력 : 양측을 이해하는 눈
중간관리자가 가장 먼저 갖춰야 할 능력은 바로 조율 능력입니다. 경영진 쪽에서는 해줄 수 있는데 못해주는 것이냐, 정말 못해주는 것이냐를 들여다보는 눈이 필요합니다. 동시에 선생님들이 원하는 것을 처음부터 세게 이야기하지 않고, "선생님들 마음이 이런 것 같은데 혹시 가능한지 알고 싶어서 여쭤보는 것"이라고 부드럽게 접근하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이러한 조율 과정에서 중간관리자는 선생님들의 요구사항을 경영진에게 전달할 때 직접적으로 "해달라."가 아니라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것들이 있는데 이게 가능한지 여쭈어 보고 싶다."는 식으로 표현합니다. 그런 다음 어느 정도 선까지 가능한지를 먼저 파악한 후, 다시 선생님들에게 돌아가서 요구를 세세하게 듣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어느 정도면 가능할지, 어느 정도까지는 어려울지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됩니다.
교사들도 무조건적으로 기대를 걸지는 않습니다.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을 때는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지만 요구 사항이 충족되지 않았을 때는 되지 않는 합리적인 이유를 이야기해야 합니다. 중간관리자는 운영되는 이야기를 100% 공개하지는 않더라도, 선생님들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임교사로서 중간관리자 역할을 수행하면서 느낀 점은, 교사 편도 원장 편도 아닌 공정한 역할을 해야 하기에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는다는 느낌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말을 더 아껴서 사용하게 되고, 교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되 원장님에게 불만을 직접 전하지 않으며, 반대로 원장님의 고충은 이해하되 이를 교사들에게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과하게 업무가 주어질 때는 원장님에게 일단 해보겠다고 대답은 하되, 적정선에서 처리하며 조율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효과적인 소통 방식 : 말을 예쁘게 하는 기술
중간관리자는 말을 예쁘게 하는 능력이 필수적입니다. 경영진과 선생님들 사이에서 갈등을 최소화하려면, 양쪽의 의견을 존중하면서도 부딪치지 않도록 말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합니다. '이 사람들이 부딪치지 않으려면 내가 어떻게 말을 해야 할 지, 그리고 어느 선까지 받아들이라고 알려주어야 되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항상 일정한 패턴으로 소통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먼저 듣고, 판단하고, 다시 가서 물어보고, 아니면 다시 돌아오는 루트를 만드는 것입니다. 중간관리자는 양쪽을 다 두드려야 하며, 정말 불가능한 경우에는 선생님들에게 부탁을 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너희들이 이해를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선생님들이 중간관리자를 좋아하게 만드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인간적으로 진심으로 대하고, 면접 때부터 좋은 사람을 뽑으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첫인상이 선해 보이고 잘 웃는 사람, 그리고 어느 정도 준비되어 있는 사람들 선소합니다. 면접에서는 인성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지식도 확인합니다. 좋아하는 유아교육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질문을 하면, 그 사람의 성향과 추구하는 학급 분위기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해결 방법보다는 해결 태도를 중요하게 봅니다. 안전 사고가 일어났을 때, 동료 교사나 부모님과 트러블이 있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통해 그 사람이 정직한지, 문제를 축소하려고 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정직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결국 신뢰를 얻고, 중간관리자와도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습니다.
교사를 위한 좋은 환경 만들기 : 과거를 잊지 않는 마음
중간관리자가 되면 운영자들의 마인드를 따라야 하는 일이 많아집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평교사 시절을 잊지 않는 것입니다. 내 경험을 잊어버리는 순간, 선생님들이 힘든지 느껴지지 않고 생각을 하지 않게 되며, 그때부터 서로 부딪치기 시작합니다. "나도 이랬어. 내가 너 때는 이랬어."가 아니라, "나도 힘들었는데, 너도 이렇게 힘든 상황이라 내 마음이 너무 아프다."는 공감이 필요합니다.
유아들에게 가장 좋은 환경은 교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중간관리자는 교사들에게 좋은 환경이 되어야 합니다. 교사들을 힘들게 하지 않고 좋은 쪽으로 환경을 만들어주면, 선생님들도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됩니다.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는 자리에 있으니, 그 책임을 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님들의 터무니없는 요구사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부모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요구하시는 이유가 무엇인지 파악하며, 공감만 해주어도 80% 이상은 마음이 풀립니다. 처음부터 단칼에 자르거나 핑계를 늘어놓기보다는 차근차근 설명하면 대부분 수긍합니다. 정말 끊임없이 요구하는 분들에게는 처음부터 "어린이집에서 해주는 서비스는 여기까지입니다."라고 단호한 어투로 선을 그어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중간관리자는 교육의 흐름을 계속 공부해야 합니다. 교육과정 뿐만 아니라 요즘 유행하는 프로그램, 엄마들이 선호하는 것들을 계속 검색하고 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표준보육과정뿐만 아니라 누리과정, 초등, 중등, 고등 교육과정에도 관심을 가져야 연계되는 것들을 만들어 갈 수가 있습니다. 공부라고 하면 너무 어렵게 느껴지지만, 여러 가지 지식을 넓히는 것도 중요한 역할입니다.
중간관리자는 분명 어려운 자리이지만, 어린이집의 전반적인 상황을 더 포괄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계기가 되며, 교사로서 한 단계 성장하게 되는 중요한 경험입니다. 과거를 잊지 않고, 교사들에게 좋은 환경이 되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말을 예쁘게 하며 조율하는 능력을 갖춘다면, 중간관리자는 조직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습니다.